홈플러스 결국 청산 수순, 세금 4400억으로 사후 수습만

홈플러스 사태에 정부가 4400억 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투입한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협력업체를 위한 조치다. 매주 TF 회의를 열고 피해를 점검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수습에는 이렇게 빠른데, 왜 이 지경이 됐는지에 대한 답은 어디에도 없다.


4400억, 누구의 실패를 누가 떠안는가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 직후부터 패턴은 일정했다. 점포를 팔아 현금을 뽑고, 배당을 올리고, 부채는 홈플러스 법인에 쌓았다. 자산은 줄고 빚은 늘었다. 수년간 전문가들이 ‘사모펀드 약탈 인수‘라고 지적했지만 금융당국도, 공정위도 실질적인 제동을 걸지 않았다.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는 그대로다. 법인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근로자는 임금을 못 받았고, 협력업체는 납품대금을 떼였다. 그 수습 비용 4400억 원은 세금이다. 사모펀드가 만든 구멍을 국민이 메우는 구조다.


감독 공백이 만든 필연적 파국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뒤 어떻게 운용하는지를 들여다볼 법적 장치는 사실상 없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 보호에 집중돼 있다. 인수된 기업의 근로자나 협력업체를 보호하는 규정은 없다. ‘고용 유지 의무’‘자산 매각 제한’ 같은 조건은 인수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

홈플러스는 예외적 사례가 아니다. 이미 여러 유통·제조·금융 기업에서 유사한 사모펀드 인수 이후 부실화 흐름이 진행 중이다. 이름만 다를 뿐 구조는 같다. 인수 → 자산 매각 → 부채 이전 → 고배당 → 부실 → 청산 → 피해는 근로자와 협력업체 → 수습은 국민 세금.


TF가 봐야 할 건 ‘지원’이 아니라 ‘구조’다

정부의 TF는 매주 지원 현황을 점검한다고 한다. 그런데 지원 속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다음 홈플러스를 막을 수 없다. 지금 TF가 진짜로 들여다봐야 할 건 ‘왜 이 인수 구조가 10년간 방치됐는가‘다. 대규모 고용을 수반한 기업 인수에 사전 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인수 후 자산 처분, 배당 정책, 부채 이전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 피해가 생긴 뒤 세금으로 수습하는 건 정책이 아니라 반복되는 실패의 패턴이다.

홈플러스 사태는 한 유통기업의 몰락이 아니다. 사전 감독 없이 사후 지원만 반복하는 시스템의 민낯이다. 4400억을 쏟아붓는 지금, 정부는 한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다음 홈플러스는 막을 수 있는가. 아니면 그때도 TF를 구성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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